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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 고양파주 생협] 한살림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방법

입력 : 2016-09-21 17:07:00
수정 : 0000-00-00 00:00:00

 

한살림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방법

 

▲수확하고 기뻐하는 한살림 생산자.

 

올 여름 무더위를 고스란히 견뎠다. 한살림이라는 괜찮은 직장엘 다니는 덕에 8월 한달을 근속휴가로 보낼 수 있었는데, 아뿔싸 유래없는 더위란다. 조금만 집중하는 일, 가령 책을 읽거나 아들아이와 레고를 조립하는 따위에도 귀 밑으로 흐르는 땀을 감수해야 했다. 고생한 건 아내다. 아침저녁으로 밥을 해 대느라, 밥 한끼니에 옷 한 벌씩 땀으로 적셨다.

 

여름 내 만나는 이마다 전기요금 누진제에 대해 한 마디씩 보탰고, 아내와 나는 밤마다 에어컨을 얼마나 켜둘까 갈등했다. 기업하기에만 좋은 나라에 새삼 화가 나기도 했지만, 내가 켜는 에어컨이 더운 지구를 더 달구는 게 아닐까 하는 죄책감 같은 걸 마냥 떨치기도 어려웠다. 그 밤들에 전기세 걱정이 단 잠을 방해했어도 에어컨 있어 다행이란 생각도 슬몃 했더랬다.

 

그런데 나만 이 더위를 건너고 있는 게 아니었다. 한살림 매장에서 구입한 포도는 탱탱하게 여물지 못했고, 더위에 녹아내린 배추며 무 등속으로 김치값은 금값이 되었다. 그러니까 이 더위를 더 큰 조바심으로 견디고 있었던 건, 뉴스에서 접한 가라앉는 태평양의 섬나라 투발루와 선풍기 한 대에 의지하는 쪽방촌 주민만이 아니라, 일년 농사의 명운을 오로지 하늘에 맡겨야 하는 농부들이기도 했다.

 

어떤 사람들에게 기후변화는 이렇게 생생한 생의 위협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기후변화는 이제 민주주의와 평등의 문제인 셈이다.

 

한살림은 2012년부터 생산안정기금을 적립하고 있다. 가뭄과 홍수, 냉해 같은 이상 기후는 점점 잦아지고 폭염과 폭설도 일상이 되었다. 농사의 결과를 하늘에 맡기는 것이야 어쩔 수 없는 노릇이지만, 그 책임을 온전히 농민만이 져야 하는 건 가혹하다.

 

기후변화의 피해를 약자들에게만 전가하는 자본주의 체계에 우리의 생활을 의탁하고 있기 때문이며, 무엇보다 생존의 문제인 때문이다. 한 두 번의 피해야 모금운동으로 어찌 넘어갈 수 있지만 반복적이고 일상적인 피해라면 접근과 해결의 방식도 일상적이어야 한다. 조합원은 물품을 구입할 때마다 가격의 0.1%씩 기금을 조성한다.

 

농작물의 피해는 예상 수입의 최소 50%까지 보장한다. 지난 겨울 폭설로 인한 감귤 피해 등 올해 8월말까지 8개월간 집행한 금액이 6억6천만원이다. 한살림이 기후변화 시대를 건너는 방법 가운데 하나다.

 

 

 

한살림고양파주생협 기획홍보팀장 좌수일

 

 

 

#4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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